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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2015학년도 수능 생명과학 Ⅱ 8번 문제풀이

by onsaem9134 2017. 9. 10.

[생명과학] 2015학년도 수능 생명과학 Ⅱ 8번

부제: 기초부터 배우는 오페론


 2015학년도 수능은 복수정답 인정이 최초로 복수로 일어난 수능이었습니다. 그 중 한 문제가 생명과학 문제인데,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출제된 문제는 위와 같습니다. 기존에 정해진 답은 4번 ㉠, ㉡ 였으나 2번 ㉡ 또한 정답이라는 이의가 제기되었고, 최종적으로 2번이 복수정답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문제를 하나하나 분석해봅시다.


 결론만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문제풀이 :: 그래서 결론적으로 어디가 문제일까? '를 읽어주세요.


젖당 오페론이 뭐지?

 

 젖당 오페론은 오페론의 일종으로, 젖당 생산에 관련된 오페론입니다. 또 오페론은 대장균과 같은 원핵생물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여 그에 대응하는지를 설명해낸 원리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럼 쉽게 예를 들어봅시다. 


 사람은 환경이 변하면 그에 맞춰서 대응을 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주위의 온도가 바뀌었다고 생각해봅시다. 만약 추워진다면 우리는 따뜻하게 두꺼운 옷을 입고 우리의 몸은 떨어서 체온을 올릴 겁니다. 반대로 더워진다면 우리는 가벼운 옷을 입고 우리의 몸은 땀을 흘려서 체온을 내릴 겁니다.


 그런데 대장균같이 단순한 생물은 이 외부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알아채리고 거기에 반응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필요하지 않을 때도 효소를 생산하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것이고, 도태될 가능성이 커질 겁니다. 그래서 대장균을 비롯한 원핵생물에는 조절을 위해서 기작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오페론입니다.


오페론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 프로모터

 

 오페론에 대해 더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념들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프로모터입니다. 프로모터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모터: RNA 중합효소가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전사를 시작하는 DNA 상의 영역


 이렇게 설명해놓으면 역시 이해가 잘 가지 않죠. RNA 중합효소는 뭐고 전사는 또 뭘까요? 쉽게 풀이해봅시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 정보는 DNA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장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생명체의 특징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DNA를 도서관라고 합시다. 그러면 유전 정보는 도서관에 꽂힌 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서관에 가서 도자기를 만드는 방법이 적힌 책들을 찾았습니다. 근데 책을 도서관에서 찾는다고 바로 도자기를 만들 수는 없죠. 그 책을 그냥 가져갈 수도 없습니다. 책을 대출해서, 대출된 책을 빌려가야 하죠. 책을 대출한 저는 그제서야 집에 가서 책을 본 뒤, 그 책대로 준비물을 가져와서 도자기를 만들겁니다.


 여기서 파란색으로 강조된 단어들이 유전자 발현 과정을 설명하는 데에 사용되는 단어들과 대응됩니다. 어떻게 대응되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도서관 = DNA

책 = 유전 정보

도자기 = 단백질

대출 = 전사 (RNA 합성)

대출된 책 = RNA

만들겁니다 = 번역 (단백질 합성)


 제가 도자기를 만들듯이 생명체는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단백질은 생명체의 몸을 이루며, 신체 내의 다양한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효소를 이룹니다.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구성이 어떻느냐에 따라 생명체의 특성이 달라질 수 밖에 없고, 단백질의 구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DNA입니다. 또한, DNA의 유전 정보로부터 단백질을 합성해내기까지의 과정을 생명과학에서는 '센트럴 도그마', 혹은 '중심 원리'라고 부릅니다.



< 센트럴 도그마를 간략하게 정리한 다이어그램 >


 DNA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중요하기 때문에 진핵생물의 경우, 세포 중에서 세포핵이라는 세포 내에서도 구분된 공간에 보관됩니다. 그렇게나 중요한 DNA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된 유전 정보를 가지고 단백질을 합성하게 되고, 그 결과로는 대체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이를 돌연변이라고 부르는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생명체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명체는 DNA로부터 바로 유전 정보를 얻어서 단백질을 합성하지 않고, RNA라는 중간 매개체를 이용해서 유전 정보를 전달합니다. RNA의 종류는 여러가지이나 유전 정보 전달에 사용되는 것은 mRNA(전령 RNA)입니다. mRNA는 (진핵생물의 경우) 핵 내에서 DNA의 정보를 전사라는 과정을 통해 복사하고, 그 후에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가 된다고 보면 됩니다.


  전사는 필요한 부분의 DNA 유전자를 복사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DNA의 모든 부분이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복사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프로모터가 등장합니다. 프로모터는 DNA 복사 시작점을 지정합니다. 즉, mRNA를 만들어내는 RNA 중합 효소가 어디서부터 일을 시작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당연히 시작을 알리는 지점이기 때문에 유전자보다 앞에 위치합니다. RNA 중합 효소는 프로모터가 있는 지점에 결합해서 DNA에 맞게 RNA를 합성하며, 종결점에 이르면 떨어져나가면서 전사를 완료합니다. 


 정리하자면,


전사: DNA의 정보를 RNA로 복사하는 것

mRNA: 전사에 사용되는 RNA로, 유전 정보를 전달한다.

RNA 중합 효소: mRNA를 합성하는 데에 관여하는 효소

프로모터: RNA 중합 효소가 처음 붙어서 전사를 시작하는 부분


 입니다.


오페론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 폴리시스트론

 

 그럼 프로모터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다음에는 폴리시스트론에 대해 알아봅시다. 폴리시스트론은 문제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지만 오페론을 이해하려면 먼저 알아둬야 합니다. 폴리시스트론의 사전적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폴리시스트론: 복수의 단백질의 정보가 하나의 연결된 mRNA에 전사될 때 대응하는 유전자


 즉 쉽게 말하면 폴리시스트론은 여러 유전자에 하나의 프로모터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의 프로모터로부터 여러 유전자의 전사가 시작되므로 RNA 중합 효소는 전사를 마무리할때까지 여러 개의 유전자를 전사하게 됩니다. 그 결과 하나의 mRNA에 여러 개의 유전자가 존재하게 됩니다. 이 때 줄지어서 한번에 전사되는 유전자들은 기능적으로 유사한 단백질의 유전 정보를 저장합니다. 


 그러면 폴리시스트론이 왜 오페론과 큰 관계가 있을까요? 보기에 제시된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오페론의 유전자들은 하나의 프로모터만을 갖는 폴리시스트론이기 때문입니다. 폴리시스트론은 오페론과 같이 원핵생물에서만 나타납니다. 진핵생물에서는 하나의 프로모터에는 하나의 유전자만이 대응되며, 이를 모노시스트론이라고 부릅니다. ('폴리'는 여럿, '모노'는 하나를 의미합니다.)



< 위가 폴리시스트론, 아래가 모노시스트론이다. (UTR은 비암호화 부위) >


오페론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 젖당 오페론의 작동방식 - 음성 조절

 

 이제 오페론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배웠으니, 오페론에 대해 배워봅시다. 오페론은 위에 언급했듯 원핵생물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오페론의 종류는 수없이 많지만, 이번에는 문제에 나온 젖당 오페론을 한번 보도록 합시다.. 



< 젖당 오페론은 젖당과 관련된 유전자를 암호화한다. >


 일반적인 환경에서 대장균은 젖당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젖당을 공급해주면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를 금세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한 거죠. 


 오페론은 프로모터, 작동 부위, 구조 유전자로 이루어집니다. 프로모터는 위에 언급된 것과 같고, 작동 부위는 억제자가 결합하는 부위로, 작동 부위에 억제자가 결합하는지에 따라 오페론의 활성, 비활성이 결정됩니다. 오페론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하나의 프로모터에 여러 개의 유전자가 대응되는 폴리시스트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동 부위 뒤에 위치한 구조 유전자는 서로 연관된 유전자이며, 젖당 오페론의 경우 모두 젖당을 분해하는 데에 관여하는 효소를 암호화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전자라면 언제나 프로모터에 RNA 중합 효소가 부착하여 젖당 분해 효소들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하지만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대장균이 주로 사용하는 당은 포도당인데, 언제 젖당이 공급될지 모르기 때문이죠. 따라서 평소에는 비활성 상태였다가, 젖당이 있을 때 활성 상태가 되어 전사가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오페론 밖의 유전자인 조절 유전자와 억제자(억제 단백질)가 관여합니다.


 조절 유전자는 오페론의 외부에 위치하는 유전자로서, 젖당 오페론의 활성 유무를 결정하는 억제자에 대한 유전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조절 유전자는 언제라도 조금씩 전사되어 억제자를 계속해서 만들어냅니다. 



< 조절 유전자는 오페론 외부에 위치한다! >


 조절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억제자는 젖당이 없는 환경에서 작동 부위에 결합합니다. 작동 부위에 억제자가 결합하면 RNA 중합 효소가 전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프로모터에 부착할 수 없기 때문이죠. 즉, 젖당이 없는 환경에서는 억제자가 작동 부위에 결합하여 전사를 막는 것입니다.

 

 그런데 젖당이 공급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젖당이 공급되면 젖당의 이성질체인 알로락토오스가 만들어집니다. 알로락토오스는 억제자를 불활성화 시키는 유도자 역할을 합니다. 알로락토오스는 억제자와 결합합니다. 이 때 유도자인 알로락토오스는 억제자의 알로스테릭 부위에 결합합니다. 알로스테릭 부위는 효소를 활성화시키거나 불활성화 시키기 위해 조절 분자가 결합하는 부위를 말하고, 알로스테릭 부위를 갖는 효소를 알로스테릭 효소라고 합니다.


 알로락토오스와 결합한 억제자는 구조가 변하게 되어 작동 부위에 결합할 수 없습니다. 억제자가 작동 부위에 결합하지 않으면 전사를 방해하는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전사가 이루어지게 되고,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한 설명은 아래의 그림과 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젖당이 공급되지 않을 때 (젖당 오페론 비활성화)

1. 조절 유전자에서 억제자가 만들어진다.

2. 억제자가 작동 부위에 결합한다.

3. RNA 중합 효소가 프로모터에 결합할 수 없다. 

4 전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 젖당이 공급될 때 (젖당 오페론 활성화)

1. 젖당의 이성질체인 알로락토오스가 만들어진다.

2. 알로락토오스가 억제자에 결합한다.

3. 억제자의 구조가 변해 작동 부위에 결합하지 않는다.

4. RNA 중합 효소가 프로모터에 결합하여 전사가 이루어진다.



< lacI는 조절 유전자이다. >


 이 과정이 음성 조절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특정한 억제자 단백질(lac 억제자)에 의해 오페론의 발현이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음성 조절은 또 둘로 나뉘는데, 억제성과 유도성이 그것입니다. 억제성 오페론은 평상시에는 발현하나, 특정한 경우에 전사가 억제됩니다. 유도성 오페론은 평상시에는 발현하지 않으나, 특정한 경우에 전사가 촉진 또는 유도됩니다. 젖당 오페론은 유도성 오페론입니다.

 음성 조절과는 반대되는 또 다른 조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양성 조절입니다. 양성 조절은 바로 아래에서 설명할 포도당의 유무에 따른 젖당 오페론의 발현입니다.


오페론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 젖당 오페론의 작동방식 - 양성 조절

 

 그러면 이걸로 젖당 오페론이 끝난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포도당 또한 존재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포도당과 젖당이 동시에 풍부하다면 대장균은 굳이 젖당을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포도당을 쓰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포도당은 부족하고 젖당이 풍부하다면 대장균은 젖당을 이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젖당이 풍부하여도 포도당의 유무에 따라 젖당 오페론의 활성을 조절해야 한다는 거죠.


 이를 위한 체계 또한 존재합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대장균은 알로스테릭 효소와 유기물질을 이용합니다. cAMP(고리형 AMP)는 ATP에서 인산기가 두 개 떨어진 AMP에 사슬이 생긴 것으로, 포도당과 관련이 있습니다. 포도당의 농도가 올라가면 cAMP의 농도가 낮아지고, 반대로 포도당의 농도가 내려가면 cAMP의 농도는 높아집니다. 대장균은 이를 이용해 포도당의 농도를 파악합니다. 


 포도당의 농도에 따른 발현 조절은 CAP라는 활성자를 이용합니다. 활성자는 유전자의 전사를 촉진시키는 단백질을 말합니다. 억제자가 작동 부위에 결합하지 않은 상황이어도 RNA 중합 효소는 그 자체로 결합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CAP의 도움이 없으면 RNA 중합 효소가 프로모터에 제대로 붙을 수 없고, 전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cAMP가 풍부하여(포도당이 부족한 상황) CAP에 결합하게 되면 CAP는 활성화됩니다. 활성화된 CAP는 프로모터에 있는 CAP 결합 부위에 결합하여 RNA 중합 효소가 프로모터에 제대로 결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CAP의 도움을 받아 프로모터에 붙은 RNA 중합 효소는 전사를 하게 되며, 젖당 분해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위의 상황과 반대로 cAMP가 부족하여(포도당이 풍부한 상황) CAP에 결합하지 못하게 되면 CAP는 불활성화 됩니다. CAP가 불활성화되면 CAP는 RNA 중합 효소의 부착을 촉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RNA 중합 효소는 프로모터에 제대로 붙을 수 없으며, 전사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를 모두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포도당이 풍부할 때

1. cAMP가 부족해진다.

2. cAMP가 CAP에 결합하지 않으므로 CAP가 불활성화된다.

3. CAP는 프로모터의 CAP 결합 부위에 결합하지 않는다.

4. RNA 중합 효소가 제대로 붙을 수 없다.

5. 전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젖당 분해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 포도당이 부족할 때

1 cAMP가 풍부해진다.

2. cAMP가 CAP에 결합하여 CAP를 활성화시킨다.

3. 활성화된 CAP가 프로모터의 CAP 결합 부위에 결합한다.

4. RNA 중합 효소가 CAP의 도움을 밭아 프로모터에 부착한다.

5. 전사가 이루어져 젖당 분해 효소가 만들어진다.


- 단, 위의 상황은 모두 젖당이 풍부하여 억제자가 불활성화되었음을 전제로 한다.

 


< CAP는 프로모터의 CAP 결합 부위에 결합한다. >


 위에서 언급했듯 이 반응은 특정한 단백질이 오페론의 발현을 촉진하는 양성 반응입니다. 젖당 오페론의 이 경우에서는 특정한 단백질이 CAP입니다. 


문제풀이 :: 그래서 결론적으로 어디가 문제일까?

 

 이제 문제 풀이를 위한 모든 개념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면 다시 문제로 돌아가 문제를 풀어볼까요? 문제를 다시 보기 위해 위로 가기는 불편하니 다시 문제를 가져오겠습니다.



 (나)에 주어진 그래프를 보면 A 돌연변이 대장균은 처음부터 대장균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B 돌연변이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대장균의 수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은 '포도당이 없는 젖당 배지'이므로, CAP에 의한 양성 조절은 배제할 수 있습니다.

 

 A 돌연변이 대장균은 처음부터 개체 수가 증가하므로 젖당 분해 효소가 처음 실험을 시작한 시점부터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A 돌연변이는 오페론이 처음부터 활성화되어 있었고, 그 말은 오페론을 비활성화하는 억제자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억제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조절 유전자이므로, A는 조절 유전자인 ㉠에 문제가 생긴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 돌연변이 대장균은 젖당 분해 효소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야생형 또한 젖당 분해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는 구간이 존재하지만, B 돌연변이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똑같습니다. 즉 B 돌연변이가 젖당 분해 효소를 만들 수 없는 이유는 억제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B는 프로모터인 ㉡에 문제가 생긴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 B 돌연변이 대장균이 각각 어디에 문제가 발생한 돌연변이인지 알아냈으니 보기를 분석해봅시다. 우선은 4번이 정답으로 나올 수 있는 관점으로 분석한 뒤, 문제가 되는 ㄱ 보기를 따로 분석하겠습니다.


' ㄱ. 젖당이 있을 때 야생형 대장균에서 RNA 중합 효소는 에 결합한다 '


㉠은 조절 유전자입니다. 젖당의 유무에 관계없이 조절 유전자는 전사되어 억제자가 생성됩니다. 따라서 젖당이 존재할 때 또한 조절 유전자(의 프로모터)에도 RNA 중합 효소가 결합하여 억제자를 형성합니다. 따라서 ㄱ 선지는 맞는 보기입니다.


' ㄴ. B에서 결실된 부위는 ㉡이다. '


 위에서 언급했듯, B는 억제자가 아니라 프로모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젖당 분해 효소를 합성할 수 없었습니다. 은 프로모터이므로, ㄴ 선지는 맞는 보기입니다.


' ㄷ. (나)의 구간 Ⅰ에서 

세포당 젖당 분해 효소(β갈락토시데이스)의 합성량은 야생형 대장균이 A보다 많다. '


 증식이 일어난다는 것은 젖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오페론이 활성화되어 젖당 분해 효소를 생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간 Ⅰ을 보면, A 돌연변이만 증식하므로 A 돌연변이는 β갈락토시데이스를 합성하지만 야생종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ㄷ 선지는 틀린 보기입니다.


 위를 종합하면, 답은 4번 ㉠, ㉡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RNA 중합 효소가 결합하는 시기를 어떻게 볼 것이냐 입니다. ㉠ 조절 유전자에만 초점을 두면, 조절 유전자는 젖당이 있든 없든 발현되므로 젖당이 있어도 조절 유전자에 RNA 중합 효소가 결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RNA 중합 효소가 결합하는 부위는 ㉠ 조절 유전자가 됩니다. 따라서 ㄱ 선지는 맞는 보기가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특별히 젖당이 있을 때를 가정하고 있으므로, RNA 중합 효소가 결합하는 시기를 젖당으로 인해 억제자가 불활성화된 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RNA 중합 효소가 결합하는 부위는 ㉠ 조절 유전자가 아니라 오페론의 ㉡ 프로모터라고 보게 됩니다. 따라서 ㄱ 선지는 틀린 보기가 됩니다. 




 문제 출제자가 함정을 파려고 낸 문제인지, 아니면 의도치 않은 출제 오류인지, 저는 알 수 없겠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곤란했던 문제였겠습니다. 다음에도 새로운 게시물로 만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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