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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자료모음/생명과학

진핵생물의 유전자 발현 조절

by onsaem9134 2017. 10. 1.

진핵생물의 유전자 발현 조절

염색질 조정부터 단백질 분해까지


 진핵생물은 원핵생물에 비해 세포의 구조부터 복잡하며, 그만큼 유전자 발현 조절도 구체적입니다. 어떤 유전자를 발현시킬지를 결정하는 염색질 조정부터, 번역 이후의 단백질 가공 및 분해과정까지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염색질 조정


 먼저 염색질 조정 단계에 대한 간단한 이해부터 하고 넘어갑시다. 지금까지 전사 및 번역에 대해 배우실 때, DNA 가닥만을 다루고 그림에서도 그렇게 표현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DNA는 핵 내에 달랑 존재하지 않습니다. DNA는 히스톤이라 불리는 단백질에 말려서 뉴클레오솜을 이루는데, 이 상태에서 DNA는 단단히 고정됩니다. 따라서 전사가 이루어질 수 없고, 발현을 위해서는 별도의 작용을 통해 상태를 바꿔주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세포마다 발현시켜야 하는 유전자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보자면, 피부 세포에서 소화 효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생명체는 막아야 합니다. 우선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가 일어날 뿐더러 소화 효소로 스스로를 소화해버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발현시킬 유전자만을 선별해야 하고, 그 과정이 염색질 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 염색질 구조 조정 복합체




 염색질 구조 조정 복합체에 의한 조절은 위의 그림에서 오른쪽에 해당합니다. 염색질 구조 조정 복합체는 ATP를 소모하면서 히스톤의 삭제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DNA를 느슨하게 조절합니다. 느슨해진 DNA는 RNA 중합 효소 등이 결합하기 용이해져 전사가 촉진됩니다.


2 :: 히스톤 아세틸화와 메틸화


 염색질 아세틸화와 메틸화는 히스톤 단백질에 아세틸기나 메틸기가 붙어서 전사가 촉진되거나 억제되는 조절입니다. 



 위의 화살표로 가는 것이 아세틸화, 아래의 화살표로 가는 것이 메틸화입니다.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아세틸화가 일어나면 + 전하가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히스톤 단백질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야 합니다. 


 히스톤 단백질은 염기성 아미노산 중 두 가지인 리신과 아르지닌을 풍부하게 가집니다. 염기성 아미노산은 양전하를 띠는데, 이 때문에 히스톤 단백질 역시 양전하를 띠게 됩니다. 반면에 히스톤과 결합하는 DNA의 경우 골격을 이루는 인산이 음전하를 나타내기 때문에 DNA 전체가 음전하를 띱니다. 즉 히스톤 단백질과 DNA는 전기적인 인력으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아세틸화가 이루어진 히스톤 단백질은 양전하가 없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전하가 사라졌으니 음전하를 띠는 DNA와의 결합력은 약해지겠죠. 따라서 아세틸화가 이루어지면 전사는 촉진됩니다. 


 아세틸화에는 아세틸 CoA가 사용됩니다. 아세틸 CoA는 리신 잔기와 결합하여 아세틸-리신을 이루며, 아세틸-리신은 아래에서 볼 수 있듯이 양전하가 소실되어 있습니다.



 


 아세틸화와는 반대로, 메틸화는 전사를 억제합니다. 위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메틸화는 아세틸화를 방해합니다. 따라서 메틸화가 이루어지면 전사는 억제됩니다.


3 :: DNA 메틸화


 DNA 메틸화는 DNA를 이루는 염기 중 사이토신에 메틸기가 붙는 것을 의미합니다. 메틸화된 DNA는 염색질을 압축시켜 전사인자들이 결합하지 못하게 합니다. DNA 메틸화는 프로모터 주변에 많이 존재하는 CpG Island라는 지역에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DNA 메틸화의 예시로는 바소체를 들 수 있습니다. 바소체는 포유류 암컷에게서 발견되는 것으로, 단단하게 응축된 X염색체입니다. 암컷은 XX 염색체를 가지기 때문에 XY인 수컷보다 두 배의 산물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컷과의 수를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암컷은 두 개의 X염색체 중 하나를 발현될 수 없게 조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소체인데, 이 과정에서 DNA가 메틸화되고 이로 인해서 이질 염색질이 만들어집니다.


■ 전사 조절


 이제 전사가 가능하게 염색질이 조정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전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진핵생물은 전사 부위와 속도 등과 관련하여 조절할 수 있는 기작이 있고, 이번에는 그것들을 다뤄볼 것입니다. 


1 :: 인핸서와 활성자


 전사 인자는 전사 조절 부분 DNA에 특이적으로 부착하여 전사를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인자를 말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전사 인자가 있고, 특정한 경우에만 요구되는 전사 인자도 있습니다. 전자를 보편 전사 인자, 후자를 특수 전사 인자라고 부릅니다. 


  위에서 전사 인자들이 '전사 조절 부분 DNA'에 특이적으로 부착한다고 했는데, 그 부위가 조절 요소입니다. 여기서 조절 요소가 프로모터와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 근거리 조절 요소,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으면 원거리 조절 요소라고 부릅니다. 근거리 조절 요소의 경우 프로모터의 일부라고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절 요소 중에서 전사 촉진 인자가 붙는 곳을 특별히 인핸서, 반대로 전사 억제 인자가 붙는 곳을 사일렌라고 부릅니다. (앞으로는 전사 촉진 인자중에서도 보편 전사 인자가 아닌 것을 활성자라 부르기로 합니다.)




 인핸서와 활성자는 왜 필요할까요? 보편 전사 인자만으로는 프로모터에 대한 RNA 중합 효소의 부착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보편 전사 인자 중에 TF2D라는 것이 있습니다. TF2D는 TATA BOX라고 불리는 특정 부위에 결합하여 전사를 촉진합니다. 하지만 TF2D와 후속되는 보편 전사 인자들만으로는 전사가 매우 느리게 진행됩니다. 따라서 전사를 도와줄 부가적인 요소들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러면 인핸서와 활성자가 어떻게 전사를 촉진시키는지 알아봅시다. 우선 인해서에 활성자가 결합합니다. 하지만 그 상태로는 전사에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유전자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핸서를 프로모터 주위로 끌어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DNA 굽힘 단백질이 관여하여 DNA를 굽힙니다. 아래 그림의 왼쪽에 있는 보라색이 DNA 굽힘 단백질입니다.



 


 위의 그림에 의해 프로모터 주위로 인핸서가 근접하게 되면 활성자와 기존에 프로모터에 붙어있던 RNA 중합효소, 전사 인자들이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이 상호작용으로 인해 전사가 촉진됩니다.  


2 :: 세포 유형 특이적 전사


 염색질 조정 때도 말했듯이, 세포마다 발현시켜야할 유전자는 다릅니다. 이 조절을 전사 조절 단계에서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세포 유형 특이적 전사입니다. 




 왼쪽은 간 세포, 오른쪽은 수정체 세포입니다. 그림에서 간 세포는 위의 유전자만 전사되었고, 수정체 세포는 아래의 유전자만 전사되었습니다. 위의 유전자는 알부민 유전자이고, 아래의 유전자는 크리스탈린 유전자입니다. 알부민은 사람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간에서 만들어집니다. 반면에 크리스탈린은 투명한 단백질로, 수정체에 존재합니다. 


 알부민은 간 세포에는 필요하지만 수정체에는 필요하지 않죠. 반대로 크리스탈린은 수정체에는 필요하지만 간 세포에는 필요하지 않죠. 그래서 그림대로 필요한 유전자만 전사되어야 합니다. 


 조절 방식은 활성자의 종류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림을 잘 보면 알겠지만, 간 세포에 알부민 유전자의 인핸서에 부착하는 활성자들은 모두 존재하지만 크리스탈린 유전자의 인핸서에 부착하는 활성자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같은 색의 인핸서와 활성자가 짝이 됩니다.) 반면에 수정체 세포는 크리스탈린 유전자의 활성자만 존재하고 알부민의 것은 없습니다. 


 활성자 역시 단백질이기 때문에 유전자로부터 발현되는데, 세포의 종류에 따라 그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전사 인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핵심 조절 유전자라고 합니다. 


3 :: 호르몬-수용체 복합체


 진핵생물은 원핵생물과는 달리 모노시스트론입니다. 이 말은 즉슨, 하나의 유전자 마다 하나의 프로모터가 있어서 유전자가 각각 따로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핵생물은 비슷한 상황에 사용되는 유전자들을 모두 하나의 프로모터 하에서 조절하는 반면에 진핵생물은 그럴 수 없습니다. 진핵생물도 비슷한 유전자들은 동시에 발현시켜야 하는데 떨어져 있으니,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때 사용되는 것이 호르몬-수용체 복합체입니다. 


 공통적으로 조절되어야 하는 유전자들은 모두 공통적인 복합체의 결합을 요구합니다. 그 복합체가 바로 호르몬-수용체 복합체인데, 호르몬-수용체 복합체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활성화됩니다. 


■ 전사 후 조절 


 전사가 완료되면 그대로 끝이 아닙니다. RNA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된 다음에야 번역 과정에 이용됩니다. 다음에 다룰 것은 전사 후 조절에 대한 것입니다.


1 :: RNA 스플라이싱


 바로 만들어진 RNA에는 단백질 번역에 필요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이 바로 비암호화 부위라고도 불리는 인트론입니다. 반면에 실제로 번역되어 발현되는 부위가 암호화 부위라고도 불리는 엑손입니다. snRNA와 단백질의 복합체인 snRNP에 의해 인트론은 제거됩니다. 이 때, RNA가 효소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리보자임(Ribo + Zyme)의 예시로 삼기도 합니다. 




 여기서 엑손도 모두 남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선택되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선택적 스플라이싱이라 합니다. 어떤 부분을 엑손으로 처리해 남길 것이냐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며, 이로 인해 유전자의 수에 비해 많은 단백질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UTR이라 불리는 비암호화 부위는 잘리지 않고 남게 되는데, 이는 비암호화 부위 임에도 mRNA의 안정성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 합니다.


2 :: 5' 캡과 3' 폴리 A 꼬리


 스플라이싱으로 엑손만 남겼다면 RNA의 5', 3' 각 말단에 특수한 처리를 하게 됩니다. 5' 말단에는 메틸화된 GTP가 붙으며, 3' 말단에는 아데닌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폴리 A 꼬리가 붙게 됩니다.




 5' 캡3' 폴리 A 꼬리는 핵공을 빠져나갈 때 도움을 주거나 분해를 막는 방법으로 mRNA의 안정성에 영향을 끼칩니다. mRNA은 폴리 A 꼬리가 있을 때는 몇번이곤 번역될 수 있으나, 꼬리가 모두 닳게 되면 빠르게 분해됩니다.



■ RNA 분해 및 번역 조절 


 RNA는 만들어지고 사용될수도 있지만 분해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 중 하나인 miRNA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miRNA와 RNA 유도 침묵 복합체


 miRNA(마이크로 RNA)는 유전자 발현의 억제에 관여합니다. miRNA로부터 만들어지는 RNA 유도 침묵 복합체는 mRNA를 분해하거나 번역되는 것을 막습니다.




 miRNA가 전사되면 위의 그림과 같이 머리핀처럼 이중가닥을 이루게 됩니다. 다이서라는 단백질은 머리핀의 고리부분을 절단하고 분리될 수 있게 합니다. 이중가닥 중 하나는 분해되고, 남은 한 가닥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를 구성합니다. RISC는 상보적인 서열을 가지는 RNA는 모두 결합할 수 있습니다. RISC와 결합한 mRNA는 분해되거나 번역이 방해됩니다. 


■ 단백질 가공


 단백질이 만들어져도 바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메싸이오닌은 모든 번역을 시작하는 아미노산으로, 번역 직후에는 모든 단백질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제 인체에서 사용되는 단백질을 살펴보면 메싸이오닌이 없는 것도 존재합니다. 이를 통해 단백질은 번역 이후 가공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종류와 각각의 예시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가공의 종류와 예시


 먼저, 단백질이 절단되는 것이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은 한번 절단되어 끊어지는 과정을 거쳐야만 활성을 나타냅니다.



 단백질은 당화되기도 합니다. 당화는 단백질에 탄수화물이 붙는 과정입니다. 막단백질에 있는 당이 붙은 단백질을 떠올리실수도 있겠습니다. 당화는 단백질에 붙어있는 방법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는데, N-당화O-당화가 그 예입니다. 당화는 소포체에서 단백질의 구조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신호전달 체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단백질은 인산화되기도 합니다. 인산화는 ATP의 인산기를 세린, 타이로신, 트레오닌의 하이드록시기에 옮겨붙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산기의 유무에 따라 단백질의 활성 유무가 조절됩니다. 


■ 단백질 분해


 번역이 이루어져 단백질이 만들어지더라고 모든 단백질이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칫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이 사용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단백질들은 골라서 분해하게 됩니다.


     유비퀴틴과 프로테아좀


 유비퀴틴은 분해해야할 단백질에 붙어 표적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렇게 표적된 단백질은 프로테아좀이 인식하여 빠르게 분해해버립니다. 프로테아좀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단백질은 후에 큰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보이는 Ub가 유비퀴틴으로, 단백질에 부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출처:

 - 염색질 구조 조정 복합체: https://webview.wepubl.com/7/8efd2274-2153-11e7-beda-02c2610fa2d5/0/OEBPS/xhtml/Chapter084_01.html

 - 히스톤의 아세틸화와 메틸화: https://webview.wepubl.com/7/8efd2274-2153-11e7-beda-02c2610fa2d5/0/OEBPS/xhtml/Chapter017.html

 - 라이신의 아세틸화: http://www.perkinelmer.com/lab-products-and-services/application-support-knowledgebase/radiometric/rad-acetylation.html

 - 세포 유형 특이적 전사, 인핸서 : http://koc.chunjae.co.kr/Dic/dicDetail.do?idx=10591

 - RNA 스플라이싱: http://fig.cox.miami.edu/~cmallery/150/gene/mol_gen.htm

 - 5' 캡과 3' 폴리 A 꼬리: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280392530_fig2_Figure-2-RNA-processing-begins-with-the-addition-of-a-5%27-cap-and-a-3%27-polyrA-tail-to

 - miRNA: https://pharmaceuticalintelligence.com/2015/03/26/rnai/

 - 인슐린의 가공: http://faculty.samford.edu/~djohnso2/44962w/405/_11protsorting.html

 - 유비퀴틴과 프로테아좀: http://pubs.acs.org/cen/news/8241/print/8241notw1.html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글은 오프라인 자료 없이 복습하는 겸 작성하여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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