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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자료모음/화학

내부 에너지와 엔탈피

by onsaem9134 2017. 11. 18.

내부 에너지와 엔탈피

Internal Energy and Enthalpy


 화학 반응을 일어나면 열이 주위로 방출되거나 주위에서 흡수됩니다. 이는 반응 전후의 물질들 사이에 에너지 수준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 이 '물질의 에너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내부 에너지와 엔탈피입니다.


■ 열역학적 시스템

 

 계(System)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우주의 일부를 의미하며, 반응이 직접 일어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주위(Surrounding)은 계를 제외한 우주의 나머지를 의미하며, 계와 주위를 합쳐서 우주(Universe)라고 부릅니다. 계는 주위와 어떤 교환을 하느냐에 따라 열린계(Open), 닫힌계(Closed), 고립계(Isolated)로 구분합니다.


 열린계는 물질과 에너지 모두 교환할 수 있는 계이며, 닫힌계는 물질은 교환할 수 없으나 에너지는 교환할 수 있는 계를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립계는 물질과 에너지 모두 교환할 수 없는 계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뚜껑을 열어둔 물병은 열린계, 뚜껑을 닫은 물병는 닫힌계, 보온병은 고립계입니다.


■ 내부 에너지 (Internal Energy)

 

 내부 에너지는 특정한 물질이 가지는 고유한 에너지를 의미하고, 일반적으로 U라고 나타냅니다. 내부 에너지는 그 값을 측정할 수 없는데, 이는 측정과정에서 고유한 에너지 값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부 자극에 의한 내부 에너지의 변화량(ΔU)은 측정할 수 있습니다.


 내부 에너지는 질서 있는 일(W)과 무질서한 열(Q)의 형태로 방출됩니다. 따라서 내부 에너지는 아래와 같이 결정됩니다.


 

 이 때, ΔU = Q + W라고 정의하는 것은 IUPAC에서 정의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물리에서는 ΔU = Q - W로 정의하며, 이는 물리와 화학에서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식인 것은 아니며, 화학에서는 W = -PΔV, 물리에서는 W = PΔV로 정의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ΔU = Q - PΔV로 식은 같습니다. 



 하지만 열에 비해 일은 측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열은 온도만 간단히 측정하면 끝이지만 일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러면 강철 실린더 등 부피가 변화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서 일을 못 하게 하면 어떨까요? 모든 내부 에너지 변화가 열으로만 표현됩니다. 이 경우에는 열 에너지의 측정 만으로도 내부 에너지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Qv는 부피가 일정할 때의 Q)


  그런데 일반적인 화학 실험에서 부피가 일정한 환경은 조성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일정한 압력(1 기압)의 환경은 조성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온도 변화와 부피 변화를 동시에 측정해야 하는 내부 에너지 대신 일정 압력 하에서의 온도 변화 만으로도 에너지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도입된 개념이 엔탈피(Enthalpy)입니다.


■ 엔탈피 (Enthalpy)

 

 엔탈피는 아래의 수식과 같이 결정되며, 일정한 온도와 압력에서 가지는 물질의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위에서 말한 도입의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엔탈피는 일을 배제하고 열에 대해서만 다루는 에너지로, 일반적으로 H로 나타냅니다. 



 일정 압력 하에서는 압력 변화(ΔP)가 없으므로 엔탈피의 변화는 열로만 알아낼 수 있게 됩니다.


(Qp는 압력이 일정할 때의 Q)

 

 내부 에너지는 언제나 엔탈피보다 작은데, 이는 내부 에너지가 일과 열을 모두 고려하는 개념인데 비해 엔탈피는 열만을 고려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엔탈피를 ΔH라고 나타내면 이는 계의 엔탈피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 계의 열 에너지 변화와 같은데, 일반적으로 열 에너지의 변화는 실험하는 사람의 입장(주위)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혼동되기 쉽습니다. 이에 대해서 확실히 알아보고 갑시다.


 돈을 예시로 들어서 한번 생각해봅시다. 



 위는 나로부터 상대로 돈이 이동하는 거래입니다. 내가 돈을 주기 위해서는 누군가 돈을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돈을 주면 내 자금의 변화는 마이너스이며, 상대 자금의 변화는 플러스입니다. 


 돈을 열으로, 엔탈피를 자금으로 생각해봅시다. 계의 열은 감소하고, 주위의 열은 증가합니다. 따라서 발열 반응이고 계의 엔탈피 변화는 마이너스이며, 주위의 엔탈피 변화는 플러스입니다. 이렇게 보니 열과 엔탈피 변화는 같은 것이고 헷갈릴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는 계가 아니라 주위이고, 열을 측정하게 되면 그 값은 주위의 열 에너지 변화 값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열화학 반응식 등에서 열과 엔탈피를 나타낼 때 엔탈피는 계의 엔탈피 변화를 바로 나타내는 반면에 열 에너지는 주위의 열 에너지 변화를 나타내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반응을 표현하여도 열 에너지를 이용해서 표현할 때와 엔탈피를 이용해서 표현할 때 부호가 달라지게 됩니다.


 

 (1)식은 반응 과정에서 483.6kJ만큼의 열이 방출되었다는 의미이며, (2)식은 반응 전후로 -483.6kJ만큼의 에너지 수준 차이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반응 후가 반응 전보다 486.6kJ만큼 낮음) 


 즉 계와 주위에서 각각의 열 에너지와 엔탈피의 부호와 그 값은 같으며, 열화학 반응식에서 둘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열 에너지는 주위의 값을, 엔탈피는 계의 값을 이용하기 때문인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엔탈피 개념은 나중에 엔트로피 개념과 더불어서 자유 에너지까지 이어져서 화학 반응의 자발성을 설명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아보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


 계와 주위: 위키백과

 기타 사진: 자체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