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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I

[생화학I] 10. 헤모글로빈의 작동 모델 (MWC, KNF)

by onsaem9134 2023. 7. 25.

앞선 글에서 헤모글로빈은 산소 분압에 따라 산소 친화도가 달라지는 구간이 존재함을 다뤘었다. 그렇다면 이런 헤모글로빈의 성질을 해석하는 모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T State와 R State

헤모글로빈은 Cooperative하게 산소에 결합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즉 산소 분자가 헤모글로빈에 결합한 것이 다른 산소가 결합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헤모글로빈이 주변 산소 분압의 영향을 받아서 결합 친화도(Affinity)가 변화하는 것은 헤모글로빈이 제역할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한번 생각해보자. 헤모글로빈의 역할은 폐에서 산소를 얻어서 체내의 조직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소 분압이 높은 폐에서의 산소 결합 친화도가 높아야 한다. 또 반대로 산소 분압이 낮을 체내 환경에서는 산소 결합 친화도가 감소해야 한다. 그래야 결합하고 있던 산소를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헤모글로빈은 산소 분압이 낮을 때는 산소 결합 친화도가 낮으며, 산소 분압이 증가함에 따라 산소 결합 친화도가 높아진다.

 

여기서 T state와 R state가 등장한다. 각 State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 T state: 헤모글로빈이 낮은 산소 결합 친화도를 가지는 상태 (P50이 크다)
  • R state: 헤모글로빈이 높은 산소 결합 친화도를 가지는 상태 (P50이 작다)

실제 헤모글로빈은 T state에서 R state로의 전이가 발생하며, 이를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T state binding curve라고 표시되어 있는 그래프는 T state 상태의 헤모글로빈이 Cooperative binding하지 않을 때의 그래프이며, R state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각 상황 별 산소 분압에 따른 산소 포화도

 

MWC 모델

위에서 헤모글로빈이 T state와 R state 두가지 형태를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렇다면 두 상태 사이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모델이 크게 2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MWC 모델이다.

MWC 모델을 나타낸 그림

MWC 모델의 핵심은 헤모글로빈 각각은 T state 또는 R state 둘 중 하나로만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헤모글로빈을 이루는 4개의 단위체들은 모두 동시에 하나의 상태로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나의 헤모글로빈 안에서 여러 상태가 공존할 수 없다. 

 

위 그림에서 윗 줄에 네모로 표시된 T state의 헤모글로빈들은 모두 산소를 방출하는 반응에 해당하는 화살표가 더 크게 그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아랫 줄에 동그라미로 표시된 R state의 헤모글로빈들은 모두 산소와 결합하는 반응에 해당하는 화살표가 더 크게 그려졌다. 이 특징은 위에서 배운 것과 동일하다.

 

중요한 지점은 헤모글로빈의 평형이 T state와 R state 중 어디로 기울어질지가 헤모글로빈에 결합한 산소의 수에 의존하는 것이다. 왼쪽에 표시된 헤모글로빈들은 산소가 적게 결합하였고, 이에 따라 T state와 R state 중 T state가 더 우세하도록 평형이 기울어져있다. 이는 화살표의 크기로도 표시되어 있다. 반대로 산소가 많이 결합한 오른쪽의 헤모글로빈들은 R state가 더 우세하게 평형이 기울어져있다. 

 

KNF 모델

다음은 KNF 모델이다. 참고로 MWC랑 KNF는 모두 해당 모델을 밝혀낸 과학자들의 이니셜을 따서 지어진 걸로 알고 있다.

KNF 모델을 나타낸 그림

KNF 모델에서 헤모글로빈은 단위체 단위에서 T state 또는 R state로 존재할 수 있다. 즉 4개의 단위체 중 하나는 T state이고 나머지는 R state인 것처럼 혼합된 상태가 존재할 수 있다는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 헤모글로빈은 기본적으로 T state이다. 여기서 산소가 단위체에 결합할 경우 산소가 결합한 단위체는 R state로 변화한다. R state로 변화한 단위체는 인접한 다른 단위체에 영향을 주어 다른 단위체들 또한 산소와 결합하기 쉽도록 변화시킨다. T state와 R state를 결정하는 것이 산소의 결합 유무와 동일하기 때문에 KNF 모델에는 산소와 헤모글로빈이 결합했음에도 T state로 남아있는 것이 불가능하다.

총정리

MWC 모델과 KNF 모델을 정리해서 나타내면 위의 그림과 같다.

 

실제 헤모글로빈의 작동방식

그렇다면 실제 헤모글로빈은 두 모델 중 어느 것에 부합할까? 실제 헤모글로빈의 작동 방식은 두 모델 중 하나만으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산소가 결합하면 알파 단위체와 베타 단위체가 회전하여 각자에 대해 슬라이드(이동)한다. 이 점은 산소의 결합이 헤모글로빈의 단위체 하나에만 영향을 준다는 KNF 모델보다는 MWC 모델에 더 가깝다. 
  • 산소가 결합하면 결합한 단위체가 인접한 단위체에 영향을 주어서 T state와 R state 사이의 전환 없이도 친화도를 높일 수 있다. 이 점은 산소 친화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R state로의 전환이 필수적인 MWC 모델보다는 KNF 모델에 더 가깝다.

즉 실제 헤모글로빈은 두 모델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지점처럼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에는 산소의 결합에 따라 실제 Heme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