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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자료모음/화학

[결합이론] 원자가 결합 이론(VBT)

by onsaem9134 2018. 6. 22.

원자가 결합 이론(VBT)

Valence Bond Theory


● 원자가 결합 이론이란?

 원자가 결합 이론은 원자 오비탈을 이용해서 공유 결합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서는 공유 결합이 홑전자를 가지는 원자가의 오비탈이 서로 접근하여 겹쳐지면서 전자쌍을 이루면서 이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이 이론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루이스 구조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 시그마 결합과 파이 결합

 원자가 결합 이론에서 결합은 크게 두 가지, 시그마 결합과 파이 결합으로 나뉩니다. 둘은 결합 시의 모양, 결합 세기 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각각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S-오비탈 모양의 시그마 결합

 아래와 같은 결합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합시다. 



 각각의 수소 원자의 1s 오비탈에는 전자가 하나씩 포함되어 있고, 두 수소 원자는 가까이 접근하여 서로 전자를 공유하면서 공유 결합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때 전자의 중첩으로 인해 두 원자핵 사이에 원통 모양으로 전자가 집중 분포하게 됩니다. 여기서 두 원자핵을 이어서 하나의 선을 만들고, 그 선에 수직인 방향으로 오비탈 면을 자른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자른 단면은 하나의 원의 모양을 가질 것이며, 이 모양은 구형의 전자 분포를 가지는 S-오비탈과 닮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결합을 시그마(σ)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즉 시그마 결합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자의 분포 양상이 S-오비탈과 닮아서이지, S-오비탈끼리 결합해서가 아닙니다. p_z오비탈은 핵간 축 방향으로 나열되어 있는 오비탈이기 때문에 P_z 오비탈과 S 오비탈, 혹은 p_z 오비탈끼리 결합을 이루어도 결합의 단면은 원형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시그마 결합을 이루었다고 부릅니다. 



 더불어, 모든 단일 공유 결합은 시그마 결합입니다.


- P-오비탈 모양의 파이 결합

 아래와 같이 p오비탈 두 개를 가지는 원자가 결합을 이룬다고 해봅시다.


 p_z 오비탈을 제외한 나머지 두 p_x 오비탈과 p_y 오비탈은 결합축과 오비탈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기 않기 때문에 결합을 이룰 때 두 개의 로브가 겹쳐지게 됩니다. 즉 시그마 결합과는 다르게 두 원자핵을 이어서 만든 선에 수직하게 결합면을 절단하면 원이 두 개인 모양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 모양은 아령형의 모양을 가지는 P-오비탈 모양와 유사하기 때문에 파이 (π)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파이 결합은 이중 결합 이상인 결합에서 시그마 결합과 함께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이중 결합은 하나의 시그마 결합과 하나의 파이 결합, 삼중 결합은 하나의 시그마 결합과 두 개의 파이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예외적으로 두 개의 파이 결합으로만 이루어진 이중 결합도 존재합니다.


● VSEPR 모형

 VSEPR 모형은 분자 내에서 원자들이 어떠한 삼차원 구조를 가지는지 설명하기 위한 모형입니다. VSEPR 모형은 전자쌍이 최대한 멀리 덜어지려고 한다는 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AXnEm 꼴로 표현하며, n은 공유 결합쌍의 수, m은 비공유 결합쌍의 수입니다. n+m의 값을 입체수라고 하며 이 값은 분자의 대략적인 모양을 결정합니다. 또 n과 m의 수는 구체적인 분자들의 위치를 설명해줍니다.



 이러한 체계를 통해 관찰로 밝혀진 분자의 구조를 전자쌍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입체수가 큰 AX4E와 같은 분자들은 전자쌍을 축방향 고립 전자쌍과 적도방향 고립 전자쌍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두 전자쌍은 결합 길이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를 VBT 이론의 혼성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촉진과 혼

 VBT 이론은 충분히 효과적이지만 일부 경우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메테인의 경우, 분자식이 CH4로, 중심 원자인 탄소가 4개의 수소와 결합해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탄소의 오비탈은 아래와 같습니다.


 2s 오비탈은 이미 전자가 쌍을 이루어서 결합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결합에는 오직 2px와 2py의 오비탈만 결합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탄소가 결합을 형성한다면 최대 결합을 2개까지만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탄소는 원자가 전자가 4개인 것처럼 행동하며,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 전자를 촉진해서 결합에 참여시키기

 탄소와 같이 실제로 가지는 홀전자의 수보다 많은 결합을 가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 바로 촉진과 혼성인데, 그 중에서 촉진은 이미 쌍을 이룬 전자들에 에너지를 가해서 홀전자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촉진은 전자를 높은 에너지의 오비탈에 배치되게 하지만 실제로 여러쌍의 결합을 이루면서 보상되기 때문에 촉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탄소의 경우도 2s 오비탈의 전자가 비어 있는 2pz 오비탈로 촉진되기 때문에 4가 결합을 형성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오비탈을 섞어서 새로운 오비탈을 만드는 혼성

 촉진으로 인해 홀전자가 모두 마련되어도 바로 결합이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우선 메테인의 경우만 생각해서 2s 오비탈 홀전자 1개와 2p 오비탈 홀전자 3개가 바로 결합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메테인은 서로 직교하는 3개의 2p오비탈에 수소의 1s 오비탈이 다가와서 결합하고, 나머지 2s 오비탈에 수소가 결합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메테인의 구조는 우리가 흔히 아는 같은 결합길이를 가지는 정사면체 구조와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이 경우, s 오비탈 하나와 p 오비탈 세 개가 한 종류의 새로운 오비탈로 혼성되어싿고 말합니다. 이 오비탈은 sp3라고 표현하며, 끝이 둥근 탁구채 모양입니다. 혼성을 할 때 모두 sp3 혼성을 이루는 것은 아니며, 결합의 개수에 따라 sp 혼성, sp2 혼성과 같이 혼성하는 오비탈의 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s 오비탈과 p 오비탈 외에 d 오비탈도 혼성을 이룰 수 있으며, 이 경우는 결합팔을 5개 이상 가지는 경우를 설명할 때 이용합니다. 또한, p 오비탈은 s 오비탈에 비해 긴 모습이기 때문에 sp3와 같이 p 오비탈의 성분이 많은 혼성 오비탈일수록 혼성된 오비탈의 모양이 더 길쭉해집니다. 


 혼성은 분명 결합을 설명하기에 효과적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설명 방식이 분자의 구조보다 선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촉진이나 혼성과 같은 추가적인 해석 방법은 단순히 이미 관측된 결과를 해석하기 위한 도구일 뿐, 혼성을 가지기 때문에 특정한 분자 구조를 가진다고 역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원자가 결합 이론의 한계

 시그마 및 파이 결합, VSEPR을 통한 입체 구조의 파악, 입체구조를 해설하기 위한 촉진과 혼성과 같은 VBT 이론의 개념을 이용한 분자의 구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산소 분자의 경우, VBT 이론으로만 보면 홀전자가 없기 때문에 반자기성을 띨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액체 상태의 산소는 상자기성을 띱니다. 또한, 다이보레인은 전자가 결합 수에 비해 부족한 전자 결핍 화합물로, 결합에 전자쌍을 요구하는 VBT로써는 설명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VBT 이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MOT, 즉 분자궤도 함수라는 이론이 새로 등장하였습니다. MOT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